한화 허인서 연장 10회 결승타, 두산전 4-3 승부는 어떻게 뒤집혔나
한화 이글스 허인서가 2026년 8월 12일 잠실 두산전 연장 10회초 1사 3루에서 결승 2루타를 때렸다. 9회말 2사 후 3-3 동점을 허용했던 한화는 이 한 점을 지켜 4-3으로 이겼고, 두산의 5연승 도전을 막았다.

단순히 10회에 적시타 하나가 나온 경기는 아니었다. 한화는 3점 차 리드를 잡고도 7회부터 추격을 허용했고, 9회에는 아웃 판정이 비디오 판독으로 뒤집힌 직후 동점을 내줬다.
연장 10회에는 반대로 안타, 희생번트, 폭투로 주자를 3루까지 보낸 뒤 허인서가 해결했다. 승부의 흐름을 시간순으로 보면 왜 이 결승타가 더 중요했는지 분명해진다.
허인서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1사 3루였다. 노시환의 안타에서 시작된 기회를 김태연의 희생번트와 두산 투수 이영하의 폭투가 이어줬고, 허인서가 좌측 선상으로 향하는 2루타를 만들어 노시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화가 다시 4-3으로 앞선 순간이었다.
과정을 한 단계씩 보면 결승점이 허인서의 타격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선두타자 노시환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김태연이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이어 폭투가 나오면서 노시환은 3루에 도달했다.
이때부터 타석의 목표도 달라질 수 있었다. 장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 외야 플라이를 포함해 3루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낼 수 있는 타구가 중요해졌다.
허인서는 경기 뒤 당시 상황에서 공을 정확히 맞히는 데 집중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실제 타구는 3루수 키를 넘어 좌측 선상으로 향했고 2루타가 됐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눈에 띈다. 허인서는 타격 후 1루에 머물지 않고 2루까지 달렸다.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후속 공격까지 고려한 주루였다.

한화는 5회와 6회에 3점을 먼저 얻었지만 두산이 7회 2점을 따라붙었고, 9회말 마지막 아웃 하나를 남겨둔 상황에서 3-3 동점을 허용했다. 3점 차였던 경기가 두 이닝에 걸쳐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첫 득점은 5회초 문현빈에게서 나왔다. 문현빈이 두산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시즌 11호 솔로 홈런을 쳐 0-0 균형을 깼다.
6회에는 한화가 추가 기회를 만들었다. 노시환과 허인서의 안타, 이도윤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가 됐고 심우준의 유격수 땅볼 때 한 점이 들어왔다. 이어 대타 최인호의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점수는 3-0으로 벌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한화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경기를 가져가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7회말 두산이 두 점을 만회했다. 안타에 한화 수비 실책이 겹치며 첫 점이 들어왔고, 박찬호의 적시타까지 이어졌다.
3-0이던 점수는 3-2가 됐다.
한화 선발 오웬 화이트는 이날 7이닝 동안 6피안타 7탈삼진 2실점, 그중 자책점은 1점만 기록했다.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도 허용하지 않았다.
선발투수가 7이닝을 책임지고 3-2 리드를 넘겼지만 경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화가 3-2로 앞선 9회말 2사 후 김민석의 2루 진루 상황에서 최초 아웃 판정이 비디오 판독을 거쳐 세이프로 변경됐다. 경기가 끝날 수 있었던 순간이 두산의 동점 기회로 바뀐 장면이다.
마운드에는 박상원이 있었다.
김민석이 안타를 친 뒤 2루까지 달렸고 처음에는 아웃 판정이 나왔다. 그대로 유지됐다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로 번복됐다.
두산은 살아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다음 타자 박지훈이 우측 선상으로 3루타를 쳤고 김민석이 홈을 밟으면서 점수는 3-3이 됐다.
한화 입장에서는 승리까지 아웃 하나가 아니라 사실상 판정 하나를 남겨놓았던 경기에서 다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 위험한 장면은 그다음이었다.
박지훈이 3루에 있었기 때문에 안타나 폭투 등으로 주자가 홈을 밟으면 두산의 끝내기 승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타 김인태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한화는 최소한 연장으로 갈 기회를 확보했다.
결국 9회말 마지막 아웃을 잡은 것이 10회 허인서의 결승타가 나올 수 있었던 전제가 됐다.
연장 10회 한화는 한 번의 장타를 기다리기보다 선두타자 출루 뒤 주자를 득점권으로 보내는 방식을 택했다. 노시환의 안타 이후 희생번트가 성공했고 폭투까지 나오면서 안타 하나면 점수를 만들기 좋은 1사 3루가 됐다.
노시환이 출루한 직후 김태연의 희생번트로 아웃카운트 하나와 진루를 맞바꿨다.
이어 이영하의 폭투가 나오면서 주자가 3루까지 이동했다.
그다음 허인서가 타석에 섰다.
허인서가 장타만 노리지 않고 타구를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은 당시 주자 상황과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다.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면 다시 리드를 가져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적시 2루타였다.
작성자 계산으로 한화의 10회 결승점은 선두타자 출루 이후 안타 1개 + 희생번트 1개 + 폭투 1개 + 적시타 1개가 이어진 공격이었다. 하나의 플레이에 의존했다기보다 주자를 한 베이스씩 전진시킨 뒤 마지막 타석에서 득점을 완성한 흐름이었다.
허인서는 이날 선발 포수로 출전해 결승타뿐 아니라 선발 오웬 화이트와 7이닝을 함께 소화했다. 화이트는 7이닝 6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았고, 허인서는 타석에서도 2안타를 기록했다.
포수의 경기 기여도를 결승타 하나로만 보면 이날 허인서의 역할을 다 설명하기 어렵다.
화이트는 7이닝 동안 볼넷과 몸에 맞는 공 없이 투구했다. 허인서는 경기 뒤 화이트의 제구와 변화구 상태가 좋았고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타격에서도 이미 6회 안타로 공격 기회 형성에 참여했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순간인 연장 10회 다시 안타를 쳤다.
선발 포수로 10이닝 경기를 소화하면서 투수진과 호흡을 맞추고, 공격에서는 멀티히트와 결승타를 기록했다는 점이 이날 경기에서 허인서를 봐야 할 또 다른 이유다.
한화는 8월 12일 두산을 4-3으로 꺾으며 전날 패배를 되갚았고 두산의 5연승을 막았다. 경기 직후 기준 한화의 시즌 성적은 48승 3무 50패로 6위를 유지했다.
이번 경기를 단순히 한화가 한 경기 이긴 것으로만 보면 중요한 흐름 하나를 놓친다.
한화는 3-0 리드를 3-3까지 따라잡힌 뒤에도 연장에서 다시 득점했다. 특히 9회말에는 최초 아웃 판정이 세이프로 번복되고 곧바로 동점 3루타까지 맞으면서 경기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 상황에서 끝내기 점수를 주지 않고 9회를 마친 뒤, 10회초 첫 타자부터 다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마지막은 이민우가 책임졌다. 4-3으로 앞선 연장 10회말 등판해 세 타자를 모두 잡으면서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그래서 8월 12일 한화-두산전의 승부처는 허인서의 결승 2루타 한 장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문현빈의 선제 홈런으로 시작해 3-0까지 앞섰고, 두산의 추격으로 3-2가 됐다. 9회말 비디오 판독 번복 뒤 3-3 동점을 허용했지만 끝내기 위기를 넘겼고, 연장 10회 노시환의 출루와 김태연의 희생번트, 폭투에 이어 허인서의 2루타로 다시 4-3을 만들었다.
승리를 결정한 타구는 허인서가 만들었다. 그 타구가 결승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9회말 마지막 아웃을 버틴 수비와 10회초 주자를 3루까지 보내 놓은 공격 과정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